키키생각

멀리 가는 물 -도종환-

키키 ^^v 2012. 2. 7. 17:47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우리 세상 사는 이야기를 다 담고 있는 시. 도종환님의 시를 좋아하는 편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시도 참 좋아하는데.
요즘 읽는 책에 나오는 '멀리 가는 물'. 그렇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의 길이를 알 수 없기에 하루하루 신나게
재미나게 살아야겠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한 곳에 고여버리는 물은 결국 썩어버리고 만다. 흘러 흘러 보내야 한다.
멀리 멀리 가야 한다. 맘 속에 쌓아두지도 말고 멈추지도 말고 멀리 멀리 흘러보내는 것이 삶의 지혜인 것 같다.

나의 모습을, 나의 마음을, 나의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것. 이 시를 잃고 많이 느끼는 점이지만
솔직히 요즘은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삶에 있어서 어떨 땐 지식보다 지혜가 더 절실히 필요할 때가 많은 것 같다.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이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역시 지혜 아닐까...?
먼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지혜...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인생이란 먼 길을 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 난 지혜로운 선택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도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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