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키키의 하루

우리 부부의 지난 주말 데이트 (닭살주의보)

키키 ^^v 2012. 12. 11. 14:06





12월 8일 (토): 


신랑이 일 때문에 오전에 서울 가야해서 오후에 마치는 시간에 맞춰서
나도 집 앞에서 버스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오랜만에 버스 오래 타서 그런지 멀미가
나려 했다. ㅜㅜ 서울은 정말 싫어하지만 신랑 일 핑계대고 반강제적으로 나가는 서울
데이트를 나름 즐기기로 했다. 이번에는 울 동네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하기로 했다.
바로 대학로에서 연극보기~ 신랑이 첨엔 영화나 볼까 했는데 영화야 울 집 바로 코앞에서도
볼 수 있는 건데 서울까지 가서 영화를 볼 이유는 없으니까. ㅋ 아직 한국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예약도 안하고 룰루랄라 대학로로 향했다. 표 구매하라고 길거리에는 많은 알바생들이
길 가는 사람들을 잡곤 하는데 표도 미리 예약 안하고 할인된 가격에 보는 것도 아니고 예약 안하고
오면 좌석이 없거나 맨 뒷 좌석밖에 없는데 담에는 예약하고 보라는 훈계도 당하고. -_-;;;
그러면서 담엔 자기네 연극 보러 오란다. ㅋㅋㅋ
그렇지. 서울엔 많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_-;;; 여튼 점심을 제대로 못 먹은 난
홈스테드 햄버거로 끼니를 떼우는 중 신랑이 표를 구하러 갔다. 매표소가 연극 시작 한시간 전에
연다고 해서. 과연 표를 구할 수 있을까. 이러면서 난 신랑을 기다렸는데 신랑이 입을 삐죽거리면서
들어온다.

키키: "신랑! 표 못 구했어?!"
신랑: "응! 매진이래."
키키: "힝! 어케.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그냥 영화나 봐야 하는거야?!"
신랑: (씽긋) "(입장권 두 장을 외투 주머니에서 꺼내며) 완전 어렵게 구한거야!!"
키키: "아~ 모얌~~~~ 좌석은 좌석은??"
신랑: "중간에 중간이야"
키키: "꺄!!! 잘했어, 잘했어! 마침 있었네~!!! 히히. 우리 신랑 짱!"

우리 신랑 가끔씩 이렇게 연기 한다. 어떨 땐 알면서도 속아넘어가주고 어떨 땐 진짜 속아 넘어간다. 대체로 잘 속아넘어가는 나다. -_-;;;;

한국은 테이블이 다다닥 붙어 있어서 카페에서도 옆사람 얘기가 잘 들리는 편인 것 같다.
옆에 아줌마 두분과 아저씨 한 분이 앉아 계셨는데 대학로에 안철수가 왔다고.
우리 신랑은 못 들은 거 같은데 난 귀가 너무 좋은건지. 남의 얘기가 왜케 잘 들리는지. -_-;;;
키키: "(속삭이며) 신랑! 안철수 왔데!"
신랑: "아까 그래서 방송국 카메라가 많이 보였나보다."
그렇지 않아도 도착했을 때 KBS카메라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며 인터뷰 좀 해도 되겠냐고 했지만
우린 사양했다지. 티비에 얼굴 나오는거 난 좋아하는데 신랑은 안 좋아해서. 푸하하하. ^^;;

연극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우리는 안철수님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좀 많이
몰려 있었다. 사람들 틈에서 안철수님이 보일 리가 없지. 난 키가 작거든. -_-;;

키키: "신랑! 안보여, 안보여!"
신랑: "보이게 해줄게. 기다려."
이러더니 뒤에서 날 덥썩 안아 올린다.
키키: "(막 손 흔들면서) 아. 보인다, 보인다! 히히. 이제 내려줘."
안철수 아저씨 얼굴 크더라. 그래도 얼굴이 웃는 상이라서 좋다.
키키: "안철수 아저씨 봤으니까 이제 가자."
사실 뭐라고 말하는지도 듣고 싶었으나 시간도 시간이지만 마이크를 안 가져온 듯?!
뭐라고 말은 하는데 하나도 안 들리더라. 사람들도 아쉬워 하더라고.

그렇게 드디어 연극을 보게 되었다!
"옥탑방 고양이"를 봤는데 재미나게 잘 봤다. 한시간 사십분이 후딱 지나가더라. ^^
다 보고 난 후, 근처에 타이하우스가 있길래 거기서 저녁을 먹고. 신혼여행 이후
타이음식은 처음인지라 아주 맛나게 먹고 버스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행복한 토욜 데이트였다. *^^*


12월 9일 (일):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며칠 전에 내가 신랑한테 이랬다지.

키키: "신랑! 우리 영화본지 한참 된거 같아. 송중기 때문에 요즘 영화보러 가자고 말 안하는거지?
늑대소년 안하면 영화보러 갈라고 했지?!"
신랑: "(뜨끔) 푸하하하하하. 뭐래. 아니야. 보러 가야지. 그동안 넘 바빠서 못 보러 간거였지."
키키: "(단정 지으며) 아니야. 송중기 때문이야."

혼자 교회 갔다가 낮잠자고 일어났는데 신랑이 이런다.

신랑: "영화나 보러 갈까?!"
키키: "정말?!! 우리 어제 연극도 봤는데 오늘 영화 또 보러 가는거야?!"
신랑: "자기 뭐 보고 싶어? 늑대소년도 괜찮고 26년도 괜찮고. 26년은 좀 무거우려나? 좀 가벼운
걸로 볼까?"
키키: "음. 난 26년 봐도 괜찮아. (속으론 늑대소년이 보고 싶었으나 며칠 전 웃으면서 막 아니라고
하는 하지만 맞는 신랑의 표정이 생각나서) 늑대소년은 한국판 트와이라잇이래. 난 꼭 늑대소년
안 봐도 돼."
신랑: "그럼 시간대를 우선 보고 좀 저녁걸로 예매하고 판교가서 간단하게 요기나 할까?!"
키키: "(행복해하며) 응! 난 좋아 좋아!"

신나서 아이폰으로 영화시간 검색함. 이거 어떡하지?! 시간대가 늑대소년이 젤 적합한 거 같아.
ㅋㅋㅋ 그래서 늑대소년으로 결국 예매를 하고 서판교 말고 동판교로 갔다. 우리가 늘 가는 동판교
카페촌이 있긴 한데 얼마전 서핑중 판교에도 크라제버거가 있다고 하던데 하면서 검색했더니 길
건너에 또 카페거리가 있더라는. 거기가 메인이었음. ㅠㅠ 그동안 여기를 모르고 동판교는 우리가
늘 가던 그 곳이 다라고 믿고 있었던 우리. 추운 겨울 새로운 곳을 알게 되어 무지 억울해 했다지.
ㅋㅋㅋ 바로 옆동네인데. 진작에 알았었더라면 더 자주 갔었을 텐데. 당분간은 이 곳에 자주 오기로 했다. 차 타고 가면서 보니 백현동 카페거리라고 심지어 싸인판도 존재하더라는. 왜 못 봤을까. 가보니 이쁜 카페가 더 많고 먹거리 집들도 여럿 보였다. 스쿨푸드가 보이길래 거기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간단히 요기도 하고 얼마 전 부터 노래 부르던 빨간 청바지도 아주 싸게 한개
사고. 새로운 곳을 차 타고 사파리 하듯이 탐방 좀 하다가 영화 보러 가자는 신랑의 말에 키키는
아주 신났다.
키키: "응! 좋아! 사파리 사파리!" ㅋㅋㅋ -_-;;;

그렇게 백현동 카페거리를 한바퀴 돌고 영화 보러 갔다.
늑대소년. 키키는 초집중해서 눈물 흘리면서 막 보고. 다 끝나고 나서 송중기 혼자 저렇게
놔두면 어떡하냐고!! 버럭!

키키: "송중기 저렇게 혼자 놔두면 어케! 할머니가 책임지고 키워야지!!"
신랑: "(약 올라하며) 늑대소년이 아니라 송중이기니까 안된거지?! 아까부터 자꾸
저렇게 혼자 놔두면 어떡하냐고 그러더라~"
키키: "흐흐흐흐~ 아냐. 송중기라서 그런게 아냐~~"
신랑: "송중기는 아니더라도 송땡땡 키우면 됬잖아~!" (개콘버젼으로 읽어야 함. 우리 신랑도 송씨임. ㅋㅋ)
키키: "(빵 터짐) 푸하하하하하하. 알았다고. ㅋㅋㅋㅋ"

이렇게 우스개소리로 말하지만 우리 신랑 은근 질투한다. 귀여워~~~~

하지만 신랑 그거 알아? 웃긴다고 깔깔거리고만 있지만 이런 신랑이랑 함께 하는 지금이
난 얼마나 행복한지~ 난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 ㅋㅋㅋ ^^;;

이번 주말은 정말 오랜만에 실컷 논 것 같다.
이렇게 글로 남기고픈만큼. 앞으로 글을 좀 더 자주 쓰기로 했다. 어쩌면 블로그에 이제 글이
좀 더 자주 올라올 수도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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