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불안 사이, 이삿짐보다 무거운 마음 하나
어느새 5월이다.
시간이 이렇게 빠를 수 있을까 싶다. 6월 말로 티켓팅은 끝냈고, 이제는 새로운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처음엔 집을 미리 보지 않고 계약해도 괜찮겠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진행하려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게이더스버그 레지던스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직접 집을 보자.
제이나의 도움을 받아 한인 부동산 리얼터도 소개받았고, 이제는 그분을 통해 좋은 집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켠엔 이런 믿음도 있다.
‘결국 우리에게 가장 맞는 집이 주어질 거야.’
좀 막무가내 같기도 하다.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될 거라는 느낌이 든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것이 채워졌던 것처럼.
회사 일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생각보다 쉽진 않다. 가기 전에 뭔가 많은 것을 해놓고 가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런데 결국은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게 회사다.
모든 걸 내가 책임지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그보다 더 어려운 건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불안, 조급함, 내려놓지 못하는 욕심…
요즘은 그런 감정들을 관리하는 게 제일 큰 숙제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무언가 해답을 찾고 싶어졌고, 문득 ChatGPT에게 물어봤다.
이런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고 위로받고 싶기도 해서.
그 중 두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폭풍을 잠재우려 하지 마세요. 당신이 잠잠해지면, 폭풍은 지나갑니다.”
– Timber Hawkeye
“놓는다고 실패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당신 자신을 위한 선택일 수 있어요.”
– 익명
이 두 문장을 천천히 읽으면서 생각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 하나 잘 붙드는 일이라는 걸.
이곳을 떠나려 하니, 예전과는 달리 많이 성장한 회사를 보면서 이 공간에도 애증이 생겼나보다.
그게 더 위험한 감정일 수도 있다.
회사와 나를 분리하는 태도,
변화 앞에서도 중심을 잡으려는 마음,
그게 지금 나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