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2

작별 인사

화창한 식목일 날 아침, 이모가 아주 멀리 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가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지만 아파서 이 세상을 일찍 등지는 경우도 참 많다. 오랜 시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해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마지막은 참으로 익숙해질 수 없는 그런 당황감의 순간일 뿐이다. 한국에 와서 살다 보니 경사도 많지만 조사도 참 많이 곁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동안 외국에 살아서 서로 자주 만나고 살 부비며 생활할 수 있는 기회는 적었으나 작은이모는 내게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엄마랑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고 우리 이모들 얼굴 속에 엄마 얼굴이 보일만큼 서로 많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어..

키키생각 2013.04.09

깨달아가는 삶

지금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었지만 죽음은 내게 있어서 그저 철학같은 한 단어로써만 존재했던 것 같기도 하다. 죽음을 이야기할 땐 난 죽음 그 자체만을 두고 한없이 무거운 주제에 걸맞지 않는 발언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직까지 난 잘 모르겠다. 내가 죽음 앞에 서면...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삶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강하게 생길지... 이번에 난 귀한 경험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과 삶을 마치 종이 한장의 간격으로 오갈때 난 삶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다. 죽음이 나의 현실 속에 가깝게 다가왔을 때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훨씬 더 강력한 것이었다. 죽음 앞에선 내가 살면서 놓지 못했던 것을 놓게 되었고, 내가..

키키생각 20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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