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키키의 하루

헛탕

키키 ^^v 2008. 11. 25. 09:28

어제는 버스를 놓치고, 오늘은 헛탕을 쳤다. -_-

어제 교회 갈 때 진눈깨비가 내리길래 만약을 대비해서 우산을 챙겨나갔다.

식구들과 차를 타고 교회로 향했고 예배를 마치고 친구집으로 가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내 우산이 사라진 사실을. 한밤중에 생각났다.

그것도 자기 전에. 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우산이 그것밖에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아끼는 분홍색에 베이지 땡땡이 우산을 못 찾게 되면

어떡하나하는 맘에 잠을 설쳤다. (좀 오버해서) 꿈자리까지 뒤숭숭했다.

여기서 잠시 샛길로 빠져서 꿈애기를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난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교수님으로부터 언제 질문을 받게 될지

모르는 정말 식은땀 흐르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는 꿈이었다. 이것 역시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준비 잘해와서 질문에 답을 척척하는 친구들은 내 중딩 때

친구들. 공부도 나보다 훨씬 못했던 친구들. ㅋ 거기다 내용은 화학. -_-;;; 이거야 원...

그렇다. 개꿈이다.

다시 본론으로...

난 우산을 교회에 두고 왔다는 확신을 가진터라 담날 틈날 때 교회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또 하고 또 하며 잠이 들었다.

그 담날 그러니까 오늘 난 칼바람을 맞으며... 정말 내 볼을 인정사정없이 내리치더군. -_-;;

교회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약간은 오르막길같은 길이다. 물론

엄살, 약간 오버해서 오르막길이다. 흠. 아니다. 많이 오버해서. -_-;;)

가서 난 교회 문을 열고 본당으로 들어갔는데... 헉. 제자리에 있어야 할 의자들은 다 차곡차곡

사방 벽면에 모여 있었고 이리 뒹구르고 저리 뒹굴어도 될법한 빈 자리만 휑하니~ 물론

나의 땡땡이 우산도 찾을 수가 없었다. 화장실, 부엌, 교제실, 다 봤지만 없었다.

그래서 교회 옆에 사는 프라우 슈나이더(교회 건물 관리하시는 분) 한테 물어보기로 결정을

하고선 초인종을 눌렀다.

여기서 또 샛길로 아니빠질 수가 없는데... 프라우 슈나이더에겐 내 나이또래의 딸이 있는데

(흠. 나보다 어릴 수도 있으나 늙어보인다고 해두겠다. 얄미워서. -_-;;)

정말 너무 싸가지여서 사실 그 집에 가서 물어보고 싶진 않았으나 그래도 교회까지

갔는데 그냥 가기가 아쉬웠던 까닭에... 어떤 싸가지인지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내 살다 정말 별 싸가지를 다 봤다고 할 법한 싸가지다. -_-; 대놓고 외국인 싫어하는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국제적으로 뒷땅을 더 까주고 싶으나 여기서 그만하고. 다시 본론으로...

여튼 프라우 슈나이더도 집에 안 계시고...

난 하는수없이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돌아가는 길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우산을 교회에 두고 온 것 같은데 가봤더니 없더라고. 그랬더니 우리 엄마 하시는 말씀...

니 우산 차에 있더라~ -_-;;; 일단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허... 허... 내가 그렇지. ㅠㅠ 쯔쯔... 난 왜이럴까? 자책하며 걸었다. 자주 이러면 사는데

지장이 꽤 있겠지만... 간혹 그런다. -_-;;; 지장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잘 살고

있다. 저번엔 핸폰을 교회에 두고 와서 찾았던 적도 있지 않았던가. -_- 그래, 자랑이 아니니

여기서 그만하자. 나쁘게 말하면 털팔이고 좋게 말하면 인간미가 다분히 있는거다. ㅋㅋ

그 언덕같지 않은 언덕길을 내려오는데 버스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ㅠㅠ 으허허허어어어....

15분을 서서 기다리느니 난 다시 칼바람을 맞으면 한정거장 되는 거리를 걸어갔다.

오늘... 정말 추웠다. ㅠㅠ




이건 첫눈 내린 밤이 지난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이다. 내 방에서 바라본 풍경~

많이 녹았는지, 아님 정말 이만큼밖에 안 내린건지. ㅋㅋ

그 담날 또 눈이 내렸었는데 그 땐 더 많이 쌓였었다. 근데 내가 사진을 못 찍었다.

이 길고 산만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는 차원에서 한장 올립니다.

그럼, 좋은 한 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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