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2.07 첫 눈이 내리면
  2. 2008.11.22 첫눈 (4)



어제 첫 눈이 내렸다.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갔었는데 살짝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함박눈으로 변해서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내려서 결국 밥만 먹고 헤어졌다. 그래도 첫 눈 오는 날,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내 발자국을 남기고 분명 춥지만 알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첫눈은 내게 항상 그런 가슴 설레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느낄 수가 있어서 참 좋았다. 추운 겨울은 정말인지 싫지만 첫눈은 참 좋다. ^^

신랑과도 첫눈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첫 눈 오던 명동에서 우리는 두번째 만남을 가졌었다. 그 땐 몰랐다. 당사자인 우리만 몰랐을 뿐, 우리의 역사는 그 때 첫눈과 함께 시작되었다. ^^;;
(언제 한번 역사적인 그 날에 대해서 글을 올려야겠군. ^^;;)
그래서일까. 왠지 가슴 설레는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첫눈하면 우리 독일집 풍경도 많이 생각난다. 집 앞의 눈을 치워야 하기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얄밉게 쳐다볼 때도 있었지만. 눈 오고 난 후 몽실이랑 동네 한바퀴 돌 땐 어쩌다가 한번씩 빵 터질 때가 있다. 발이 시려운지 한발은 묻은 눈을 털어내느라 바쁘고 세 발로 껑충거리며 뛰는 우스꽝스러운 그 모습은 생각만 해도 웃긴다. 짜식. 보고 싶다.
독일은 눈이 와도 금방금방 재설차들이 와서 치우고 길도 사람들이 부지런히 다 치우고 해서 아무리 시골이라도 다니기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한국은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외출하기가 살짝 겁날 정도인 것 같다. 어제도 저녁에 나갔다가 몇번이나 미끄러질뻔 했다.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독일은 대부분 다 주택가니까 자기집 앞은 다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니 길이 덜 미끄러울 수 밖에 없을 지도. 그리고 독일은 눈이 자주 오는 편이라 겨울 타이어 교체는 필수이다. 법으로도 그렇게 정해져 있어서 사고났을 때 겨울 타이어가 아니면 보험적용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어제와 같이 눈이 한번 갑자기 내렸다고 해서 여기저기서 사고가 나고, 차가 엄청 밀리고, 버스가 안 오고, 싸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독일에서는 그런 기억이 별로 없다. -_-;;
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거 맞긴 맞구나.

여튼 2012년 12월 6일. 첫눈 오다... ^^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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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담긴 풍경2008.11.22 03:12
저녁 때에 비해서 밤공기가 조금은 덜 차가운 것 같았다. 그러나 이내 부는 바람의 차가움이

가슴속까지 차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겨울이 오긴 왔군...' 나즈막히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진다. 비는 아니고... 그렇다. 눈이었다. 하지만 첫눈으로 인정하기엔

너무 시시한 눈이었다. 비같은 눈. 함박눈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첫눈을 맞고 싶었는데

비처럼 내리는 눈을 애써 외면해버린다. 끝까지 눈이 아니라고 혼자서 우기며 말이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고집하고 싶었다. 첫눈이 아니라고.

'이건 첫눈이 아니야. 소원 절대 안 빌어!' 혼자서 또 중얼거리며 버스에 올랐다.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리지만 기어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밖을 바라보며.

아직도 비같은 눈은 내리는 것 같았다. 버스의 속력 때문에 눈발의 크기를

가늠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좌석 옆 창문에는 눈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고 운전석 창문에

내리는 눈은 곧이어 와이퍼로 씻겨졌기 때문에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말자 그녀는 놀라움에 '헉'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나왔다. 그새 하늘이 그녀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굵은 함박눈을 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에 우산을 챙겨나왔지만 그녀는 기꺼이 굵은 눈을 맞아주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인정한다.

'이야... 첫눈이구나!'

그리고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는 좀 유치할 수도 있지만 곧바로 소원을 빌었다.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하얀 눈 덕에 밤하늘의 깊이가 몸소 느껴지는 것 같았고 하늘의 끝이 보일 것만

같이 그녀의 소원도 하늘에 충분히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시선을 하늘에 고정한채 첫눈을 맞았다.




------------------------------- 소설 '잊혀진 비밀' 중에서



독일에도 오늘 첫 눈이 내렸다.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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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에 첫눈이 왔다고 하는데.....
    아직 못봤다는;;;;;;;;;

    2008.11.22 10:38 [ ADDR : EDIT/ DEL : REPLY ]
    • 키키

      너무 열심히 연구하셔서 그런가봐요, 이박사님! ㅋㅋ

      2008.11.23 03:28 [ ADDR : EDIT/ DEL ]
  2. 어떤 소원을 비셨나요? ^ㅅ^ 여기 서울쪽에는 눈이라고 하기엔...눈같지않은 짓눈개비만 조금 내렸어요- 저도 함박눈보면서 소원빌고 싶네요-ㅋㅋㅋ
    (사진으로 보여주세요- 함박눈이 온후의 독일의 풍경~~~^^)

    2008.11.23 14: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키키

      소원 뭔지 가르쳐주면 안 이루어진다는 설도 모르세용? ㅋㅋㅋㅋㅋ 절대 못 가르쳐드립니다요. ㅋㅋㅋㅋ
      아. 눈 온 사진. 한장 찍긴 했는데. 아직 못 봤어요. 보고 볼만하면 올릴게요. ㅋ

      2008.11.25 01:04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