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키키의 하루

집앞 마실 (2012.10.20)

키키 ^^v 2012. 11. 6. 21:48



평소에는 학교에서 집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내게 전화를 먼저 하는 우리 신랑.
그런데 바로 집앞 현관문까지 와서는 초인종 누르면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다.
해 떠 있을 때 퇴근하는 건 정말 손에 꼽을까 말까 한 희귀한 일.
오자말자 날씨가 너무 좋으니 집앞 탄천길을 걷자고 했다.
바로 집 앞에 탄천이 있어서 참 좋은데 그간 신랑이 너무 바빠서 못 나갔고 막상 혼자서는
잘 안 나가게 되더라. 탄천길 구간 중에 [걷고 싶은 벚꽃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퇴근하면서
봤는데 단풍이 이뻐 보였단다. 가보니 신랑 말대로 완연한 가을향기가 느껴지는 그런 길로
탈바꿈했더라. 벚꽃 한창 이쁘게 필 때 그 곳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핸폰으로 꺼내보며 똑같은
장소에서 다시 찍어봤다. 불과 몇개월 전이었는데도 내 모습은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많이 변해 있었다.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말이다. 비교해가며 보니 사뭇 놀랐다.
봄에는 아주 말라서 볼살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볼살도 통통하게 오르고 또 그만큼 마음도
여유로운지 똑같이 웃고 있지만 표정에서 드러나는 분위기는 완전 달랐다.
이래서 사람은 맘이 편해야 된다고 하나보다. ^^
그렇게 탄천따라 단풍길을 신랑 손 꼭 잡고 걸었다. 참 좋았다.
새삼 함께 있음에 감사했고 한국 와서도 좋은 환경 속에서 살 수 있음에 감사했다.
푸른 색이 가득했던 독일과 구지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그나마 서울보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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