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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것

오늘은 일 많은 신랑 따라 학교에 왔다. 한참을 오피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시 바람도 쐴 겸 캠퍼스 산책에 나섰다. 하늘도 예쁘고, 바람도 솔솔 불고 좋으네... 올 여름 여느 때보다 습함이 늦게 오려나 보다. 그나저나 비가 너무 안 내린다. ​ 키키: 한국은 그래도 푸른 잔디를 제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학교인거 같아. 신랑: 나도 여기까지는 처음 걸어보네... 키키: 여기 이쁜데? 담엔 점심 먹고 한바퀴씩 걸어~ 하긴. 나도 학교에 있으면 그냥 오피스에만 있지만. ^^;; 예전에 회사 다닐 때 밥 먹고 아저씨들이랑 공기 안 좋은 고속도로 옆 아파트 단지 한바퀴 돌고 했었는데. ㅋㅋㅋ 이렇게 좋은데 놔두고... 일부러라도 걸어~ 신랑: ㅋㅋㅋ 그래. 키키: 난 학교에 오르막이 너무 많아 땀나서 안 ..

작은 소망

중년의 부부가 식당에 앉아 있다. 그 둘은 음식이 나오고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한마디도 주고 받지 않았다. 서로 다툰걸까? 할 이야기가 없는 걸까? 내가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사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미래의 한 장면을 떠올린 적이 없기도 하지만. 20년 후 우리 부부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내가 저 나이가 되었을 때 신랑과 함께 두 손 잡고 식당에 들어와서 나가는 순간까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할 이야기가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또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배려심도 더욱 필요할 것이다. 그 날 이후로 내겐 작은 소망이 생겼다. 먼 훗날,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을지도. -_-;;;)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따뜻한 눈빛으..

소소한 일상 (남한산성 드라이브)

키키: (옛날 사진을 핸펀으로 뒤적이며) 자기야! 우리 작년까지만 해도 사진 많이 찍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사진이 별로 없다. 신랑: (아쉬워하며) 그러게... 사는게 참 그러네... 여유가 없었다. 키키: (당장 핸펀 카메라를 켜며) 사진 찍자! 두사람은 이내 키득키득거리며 누운채로 사진을 찍는다. 엽기적인 표정도 지어보고, 뽀뽀도 해보며 찰칵찰칵. 그런데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은 올릴 수 없음. ^^;;;) 며칠 뒤... 6월의 어느 토요일. 어김없이 학교로 향한 신랑이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오는 길, 톨을 지날 때쯤 어김없이 전화가 온다. 신랑: (살짝 상기된 목소리) 자기야. 오늘 하늘이 너무 예쁘다. 우리 오랜만에 드라이브나 할까? 키키: (급신남) 어. 좋아좋아. 나 준비하고 바로 나..

칠천원의 행복

쉬는 금요일이 참 좋다. 아직 몸상태가 완전한 건 아니지만 지난 몇주에 비하면 정말 사람이 되어간다. 비가 와서인지 불청객인 두통이 완전히 떠난건 아니지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려 노력한다. 아침에 토스트가 먹고 싶었는데 집에 토스트가 한개도 없음. 씻고 집 앞 빵집 가서 토스트를 사가지고 들어오는 길에 길가에 작고 큰 화분들을 쫙 펴놓고 파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거금 주고 트리안을 사왔더랬지. 가격을 보니 천원에서 삼천원 막 이러는거다. 곁눈질로 보니 아이비도 보이고. 사실 나 식물에 대해서 정말 모른다. 아이비도 트리안 사러 갔다가 알게 됐다는. ^^; 제대로 구경 좀 하고 싶었는데 현금이 없어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토스트를 우선 후다닥 먹고 쇼파에 앉았더니 쉬고 싶긴 했는데 작은 화분들이..

결국엔 과정

마음이 무겁거나 힘이 들 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그것들은 굉장한 에너지를 머금고 꿈틀거린다. 마치 그 무거움을 깨트리고 싶은 힘을 모으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곤 한다. 결국엔 그렇게 떠나보내고 2주가 흘렀다. 겉으로 보기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하루하루 시간은 흐르고 나 역시 그 속에서 규칙적으로 숨 쉬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가끔 참아볼 때도 있지만. 다 부질 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곤 원래 페이스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다가도 마음 속에서 돌맹이가 쿵 하고 떨어진다. 어떨 땐 작은 돌맹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떨 땐 큰 바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아픈 강도는 같다. 똑같이 아프다. 무게가 분명 다른데 쿵 하고 떨어질 땐 말이다.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마인드콘트롤 중

참 쉬운 일이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다른 사람들을 통해 힘이 빠지고 또 반대로 힘을 얻기도 하는 나 자신만 봐도 그런 것 같다. 좋은 사람들만 만나기에도 부족한 한정된 시간 속에서 구지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해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까 싶을 때도 많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한 때는 좋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애써서 오해를 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지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해했을 만한 일이 있었던것 같기는 하다. 어쩌면 문화차이일 수도 있고, 어쩌면 유머코드가 너무 안 맞았을 수도 있는 일. 그래... 독일 유머가재미있지는 않지. -_-;; 아니면 그런 유머를 받아들일 준..

키키생각 2015.04.02

Cancun - 결혼기념여행

캔쿤 여행 1탄 나갑니다! ^^ 지난 여름 다녀온 캔쿤후기를 이제서야 올린다. 뭐가 이리도 여유가 없는지... 또 한번 다짐해 본다. 글도 좀 더 자주 쓰고, 여행 후기도 제 때 좀 올려서 추억을 좀 더 생생하게 간직하자고... 지난 사진을 들춰보면서 미소짓고 행복해 한다. 여행 가서 즐거웠던 기억도 많이 떠오르지만 그 당시 나의 생활이나 생각들도 많이 떠오른다. 꿈만 같았던 결혼기념일도 떠오르고. 일주일 정말 아무 생각 안하고 푹 쉬다 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지금은 그 때 만큼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까운 곳이라도 또 여행을 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어서 꺼내보았는지도 모르지. 옛 사진들을... ^^

행복의 저울질

요즘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사람의 생각은 환경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나 역시 요즘 나의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행복한 결혼생활"과 "행복한 나"에 대해 많이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더 넓게 본다면 "행복한 삶"이 무엇일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인 것 같다. 얼마 전 학교 영어쌤들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한국에서는 신혼은 길어야 3년이라고 한다라는 말이 나왔었다. 미국에선 7년이라고 한다."7 year itch"라는 표현을 그 날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독일에도 그런 표현이 존재한다. 즉, "das verflixte 7.Jahr"!다른 나라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3년과 7년의 차이는 꽤 큰 차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

키키생각 2014.09.14

내 마음 속의 작은 여유

여유가 생겨야 주위도 돌아보게 된다. 그렇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글로 남기고 싶었다. 이제 한국에서 생활한지도 3년이 넘었다. 막 넘었다. 일년에 한번 정도는 환경도 바뀌었던 것 같고 시행착오가 꽤 있었던 나날들이었다.요즘 여유에 대해서 나름 새로 정의를 내리고 있는 시기인거 같기도 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여유는 물질적인 여유가 아니라 심적인 여유라고 볼 수 있겠다. 나도 모르게 꼭 쥐고 있었던 것을 어느새 내려놓게 되고, 삶에 있어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고 마음이 가는데로 내 발길도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감사할 따름이다. 결국엔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다 해보고 현재는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키키생각 2014.07.16

여름이 오는 길목

여름이 오고 있었다. 여름을 기다리는 시원한 바르셀로나의 밤풍경! 독일과는 또 느낌이 많이 달랐던 스페인의 거리풍경. 그 곳에 있었지만 멀리서 다른 세상을 지켜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내가 얼마전에 저기 있었단 말이지... 너무 오래 전 일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저 공간에 발을 들였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 내가 그랬었지. 바로 이거라고.

taken by 키키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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