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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지난 주말 데이트 (닭살주의보)

12월 8일 (토): 신랑이 일 때문에 오전에 서울 가야해서 오후에 마치는 시간에 맞춰서 나도 집 앞에서 버스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오랜만에 버스 오래 타서 그런지 멀미가 나려 했다. ㅜㅜ 서울은 정말 싫어하지만 신랑 일 핑계대고 반강제적으로 나가는 서울 데이트를 나름 즐기기로 했다. 이번에는 울 동네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하기로 했다. 바로 대학로에서 연극보기~ 신랑이 첨엔 영화나 볼까 했는데 영화야 울 집 바로 코앞에서도 볼 수 있는 건데 서울까지 가서 영화를 볼 이유는 없으니까. ㅋ 아직 한국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예약도 안하고 룰루랄라 대학로로 향했다. 표 구매하라고 길거리에는 많은 알바생들이 길 가는 사람들을 잡곤 하는데 표도 미리 예약 안하고 할인된 가격에 보는 것도 아니고 예약 안하고 ..

첫 눈이 내리면

어제 첫 눈이 내렸다.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갔었는데 살짝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함박눈으로 변해서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내려서 결국 밥만 먹고 헤어졌다. 그래도 첫 눈 오는 날,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내 발자국을 남기고 분명 춥지만 알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첫눈은 내게 항상 그런 가슴 설레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느낄 수가 있어서 참 좋았다. 추운 겨울은 정말인지 싫지만 첫눈은 참 좋다. ^^ 신랑과도 첫눈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첫 눈 오던 명동에서 우리는 두번째 만남을 가졌었다. 그 땐 몰랐다. 당사자인 우리만 몰랐을 뿐, 우리의 역사는 그 때 첫눈과 함께 시작되었다. ^^;; (언제 한번 역사적인 그 날에 대해서 글을 올려야겠군. ^^;;) 그래서일까. 왠..

우리집 크리스마스 트리

독일은 한달 전부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기다림이 준비되는데 비해 한국은 크리스마스 준비도 왜 이렇게 일찍부터 하는 건지. 집 앞 백화점도 대략 두 달 전부터 트리 만들어 놓고, 막. -_-;; 작년에도 그랬나 싶어 한국 생활 이제 1년 반 되는 시점에서 기억을 되뇌어 보지만 기억 날 리는 없고.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보니 그저 세월의 흐름이 더 서글펐던 1인. 그래서 한국은 뭐든 다 빨라야 된다고 궁시렁궁시렁. 궁시렁대면서 우리집 트리도 얼른 만들어야 되겠다고 괜히 조바심 내고. ㅋㅋㅋ 이건 뭔 아이러니야. ^^;; 나도 한국 생활 이젠 다 적응됬나 싶기도 하고. 요즘 너무 바쁜 신랑 땜에 난 나름 배려한답시고~ "신랑! 낮에 나 혼자 트리 만들어도 돼?!" "안돼~~ 같이 만들어야지!" "-_-;; 응...

집앞 마실 (2012.10.20)

평소에는 학교에서 집으로 출발하기 전에 꼭 내게 전화를 먼저 하는 우리 신랑. 그런데 바로 집앞 현관문까지 와서는 초인종 누르면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다. 해 떠 있을 때 퇴근하는 건 정말 손에 꼽을까 말까 한 희귀한 일. 오자말자 날씨가 너무 좋으니 집앞 탄천길을 걷자고 했다. 바로 집 앞에 탄천이 있어서 참 좋은데 그간 신랑이 너무 바빠서 못 나갔고 막상 혼자서는 잘 안 나가게 되더라. 탄천길 구간 중에 [걷고 싶은 벚꽃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퇴근하면서 봤는데 단풍이 이뻐 보였단다. 가보니 신랑 말대로 완연한 가을향기가 느껴지는 그런 길로 탈바꿈했더라. 벚꽃 한창 이쁘게 필 때 그 곳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핸폰으로 꺼내보며 똑같은 장소에서 다시 찍어봤다. 불과 몇개월 전이었는데도 내 모습은 계절의 변..

네번째 신혼 여행

그렇게도 그리던 유럽에 다녀왔다. 1년 반 만에. 너무 익숙한만큼 그립던 곳. 떠나 있어보니 가까이 있을 때 못 느꼈던 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울 신랑 덕에 빠리에서 일주일 그리고 독일집에서 일주일 푹 쉬다가 왔다. 너무 행복한 순간순간들이었다. 어제 사진들을 다시 보는데 벌써 오래 전에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듯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 날씨는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 아침 저녁으로는 긴팔을 입어줘야 할 정도의 서늘한 가을 날씨, 낮에는 따땃한 초가을 날씨에서 초여름 날씨. 크크크. 한국은 그렇게 더웠다던데.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혔다. 숙소는 소르본대학 바로 앞. 노트르담 성당도 가까워서 이래저래 걸어다니면서 구..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에 나의 마음이 있기를 원해요 아버지 당신의 눈물이 고인 곳에 나의 눈물이 고이길 원해요 아버지 당신이 바라보는 영혼에게 나의 두 눈이 향하길 원해요 아버지 당신이 울고 있는 어두운 땅에 나의 두 발이 향하길 원해요 나의 마음이 아버지의 마음 알아 내 모든 뜻 아버지의 뜻이 될 수 있기를 나의 온 몸이 아버지의 마음 알아 내 모든 삶 당신의 삶 되기를 [출처]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 유은성 키키생각: 살면서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길 때도 있다. 뜻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 뜻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될 때도 있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분명 그리스도인으로써 이 세상..

흐르는 삶

저 곳은 너와 내가 앉을 자리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바쁜 일상 속 꿀같은 휴식을 만끽하며 나누고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가끔은 하늘 우러러 푸르름을 감상하며 그리고 삶을 흘러 보낼 준비를 하는 자리. 흐르는 삶의 토막 속에서 발견하는 인생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기적같이 펼쳐지고 있음에 머무는 것도 잠시일 뿐 흐르고 흘러야 사는 것이지요. 저 곳은 너와 내가 앉을 자리 그리고 곧 떠날 그런 자리.

지금 이 시대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은?!

한국에 온 이후로 MBC의 9시 뉴스 어떨 땐 SBS의 8시 뉴스까지 같이 챙겨볼 때도 있다. 뉴스를 보고 있다보면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절로 무서워진다. 참 이상하다. 독일에서 뉴스를 볼 때는 무섭다는 생각은 덜 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청소년 범죄 문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무엇보다 옛날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연령대가 딱 고등학생 나이대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한참 내려가 무서운 중딩, 심지어는 무서운 초딩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 범죄 수준 또한 치를 떨 정도로 무섭다. 어린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 때문에 자살을 하고, 가해자 친구들은 죄책감 또한 없는 것 같이 느껴졌고, 서로 폭력을 가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하는 그런 끔찍한 사건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

키키생각 2012.02.14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우리 세상 사는 이야기를 다 담고 있는 시. 도종환님의..

키키생각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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