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키키의 하루

달리는 꼬마 -_-;;

키키 ^^v 2007. 3. 20. 08:09

늦은 저녁 시간에 은행에 잠시 들렸다. 당연히 은행문은 닫은지 오래됐고, 몇몇 기계는 그래도 늦은 시간까지 쓸 수 있다. 카드를 꽂아야지 문이 열리는데 들어서자말자 저기 멀리서 한두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까르르 웃으면서 손엔 종이같은걸 들고 문쪽으로 뛰어 오는 것이었다. 그 순간 꼬마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본 건 아니었지만 꽤 귀여운 꼬마 같았는데 난 왜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지. -_- 생각해봐도 그런 공포영화는 없었던 것 같은데 여튼 내가 순간 느끼기엔 공포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되는.
밖은 어둡고, 실내는 형광등 빛으로 이상하리 만큼 환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어린 아이가 까르르 웃으면서 내 옆을 지나가는... -_-;; 순간 좀 당황스러웠다. 여튼 아기가 내 옆을 지나가는데 부모가 안 보이는 것이다. 저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것 같긴 했는데 그 꼬마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달리는 것이다. 내가 들어올 때 열린 문이 닫히기도 전에 이미 밖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던 것. 순간 여러 생각이 스쳤다.
아이가 뛰어왔던 곳을 보며 그 아이의 부모가 어디 있는지 잠시 봤지만 잘 보이진 않고, 난 하려던 일을 멈추고 뒷따라 뛰어 나갔다.
"꼬마야!" 이렇게 불러도 말을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계속 뛰어간다.
"야~~!!!! 꼬마야!" 쬐끄만게 어찌나 빠른지. 따라잡아서 어깨를 살짝 쳤다. 뒤돌아서 날 쳐다본다.
"너 어디가니? 일루와~" 했더니 곧잘 또 따라온다.
속으로 또 엉뚱한 생각이 든다. 이 꼬마 큰일나겠네. 왜케 잘 따라오는 것이야. 하긴. 아직 낯선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교육을 받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_-;;;
꼬마를 데리고 다시 은행쪽 문으로 향하고 있는데 그 때서야 아기 아빠가 막 뛰쳐나온다.
고맙다고 한다. 일 보는 찰나에 아기가 뛰어 나갔다고. 저 쪽 끝에 있어서 난 이 아저씨를 못 봤나보다. 여튼 애 잊어버리기도 한 순간인가 싶었다. 저런 어린 아가들은 유괴하기도 별로 안 어려울 듯 싶었다. -_-;

아이 가진 부모들 조심합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