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땐 잘 몰라. 사람이란 동물이 원래 그래. 가까이 있을 때 모르고 항상 옆에 있을 땐 몰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소중한지... 떠나고 나면 알게 돼.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이미 가버리고 난 후, 내 스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니. 네가 닦아줘야지 위로가 되는거지. 맘 놓고 울 수 있을 때는 몰랐어. 지금은 참고 또 참아. 너의 빈자리가 눈물로 차 버릴까봐 그래서 너의 빈자리마저 없어질까봐 참고 또 참는거야...' 연이가 속으로 외치는 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에게 들릴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연이는 이를 악물고 그를 쳐다보았다. 둘은 한동안 그렇게 서로 다른 눈을 하고선 서로의 눈을 응시하였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