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비밀'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7.11 빈자리 (4)
  2. 2009.06.02 마음의 그물
  3. 2008.11.22 첫눈 (4)
  4. 2007.09.22 가슴속의 주머니 (1)
  5. 2007.06.08 소설 '잊혀진 비밀' 중에서 (4)
글이 담긴 풍경2010.07.11 00:24


'있을 땐 잘 몰라. 사람이란 동물이 원래 그래. 가까이 있을 때 모르고 항상 옆에 있을 땐 몰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소중한지... 떠나고 나면 알게 돼.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이미 가버리고 난 후, 내 스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니. 네가 닦아줘야지 위로가 되는거지. 맘 놓고 울 수 있을 때는 몰랐어. 지금은 참고 또 참아. 너의 빈자리가 눈물로 차 버릴까봐 그래서 너의 빈자리마저 없어질까봐 참고 또 참는거야...'

연이가 속으로 외치는 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에게 들릴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연이는 이를 악물고 그를 쳐다보았다. 둘은 한동안 그렇게 서로 다른 눈을 하고선 서로의 눈을 응시하였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그가 눈 앞에 있는데도 아무 말도
입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것이 끝이라는 것을. 마음 속엔 그의 빈자리를 간신히 남겨 놓고 있었지만 
그 자리가 있는 방은 굳게 닫혀버렸다는 것을 연이는 알고 있었다. 
어느덧 기억의 한 부분이 되어 버린 그가 내 눈 앞에 살아 숨쉰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큰 고통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그에게도 책임은 있다. 
이번은 확연히 달랐다. 
그는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아주곤 했었지만 단 한번도 먼저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이었다.

---------------------------- 소설 '잊혀진 비밀' 중에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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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먼저 손을 내밀어 볼께요...
    그럼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

    2010.07.11 14: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지나고, 잃고나서야 그 빈자리를 알아채는게 인간이 자아를 인지하게된 댓가로 받은 벌 일수도..
    언제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에 급급하다죠... 그게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꼭 그 마음을 잊지 않길 바래요 ^^

    2010.07.12 17: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책을 안읽은지가 오래되서... 긁적긁적~

    2010.07.13 04: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키키생각2009.06.02 02:19
그녀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항상 확신에 차 있다고 자부하고 싶지만
사실 흔들리고 있었다.
갈피를 못 잡고 이리 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이 순간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두는 그가 미워서
한참을 그냥 그렇게 허공에 마음을 맡겼다.

그래도 혹여나 하는 마음에
계속 던져본다. 마음의 그물을.
위로받고 싶어서 
그의 마음을 잡고 싶어서
그런데 그물이 허술하게 짜여 있나보다.
자꾸만 빠져 나간다.
마음에서 자꾸만 멀어져 간다.
그녀의 그물이 문제인거니,
그녀에 대한 그의 마음이 그만큼 작아진거니.

손을 뻗어본다.
잡히지 않지만.


'잊혀진 비밀' 중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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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담긴 풍경2008.11.22 03:12
저녁 때에 비해서 밤공기가 조금은 덜 차가운 것 같았다. 그러나 이내 부는 바람의 차가움이

가슴속까지 차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겨울이 오긴 왔군...' 나즈막히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진다. 비는 아니고... 그렇다. 눈이었다. 하지만 첫눈으로 인정하기엔

너무 시시한 눈이었다. 비같은 눈. 함박눈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첫눈을 맞고 싶었는데

비처럼 내리는 눈을 애써 외면해버린다. 끝까지 눈이 아니라고 혼자서 우기며 말이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고집하고 싶었다. 첫눈이 아니라고.

'이건 첫눈이 아니야. 소원 절대 안 빌어!' 혼자서 또 중얼거리며 버스에 올랐다.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 거리지만 기어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밖을 바라보며.

아직도 비같은 눈은 내리는 것 같았다. 버스의 속력 때문에 눈발의 크기를

가늠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좌석 옆 창문에는 눈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고 운전석 창문에

내리는 눈은 곧이어 와이퍼로 씻겨졌기 때문에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말자 그녀는 놀라움에 '헉'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나왔다. 그새 하늘이 그녀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굵은 함박눈을 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에 우산을 챙겨나왔지만 그녀는 기꺼이 굵은 눈을 맞아주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인정한다.

'이야... 첫눈이구나!'

그리고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는 좀 유치할 수도 있지만 곧바로 소원을 빌었다.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하얀 눈 덕에 밤하늘의 깊이가 몸소 느껴지는 것 같았고 하늘의 끝이 보일 것만

같이 그녀의 소원도 하늘에 충분히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시선을 하늘에 고정한채 첫눈을 맞았다.




------------------------------- 소설 '잊혀진 비밀' 중에서



독일에도 오늘 첫 눈이 내렸다.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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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에 첫눈이 왔다고 하는데.....
    아직 못봤다는;;;;;;;;;

    2008.11.22 1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키키

      너무 열심히 연구하셔서 그런가봐요, 이박사님! ㅋㅋ

      2008.11.23 03:28 신고 [ ADDR : EDIT/ DEL ]
  2. 어떤 소원을 비셨나요? ^ㅅ^ 여기 서울쪽에는 눈이라고 하기엔...눈같지않은 짓눈개비만 조금 내렸어요- 저도 함박눈보면서 소원빌고 싶네요-ㅋㅋㅋ
    (사진으로 보여주세요- 함박눈이 온후의 독일의 풍경~~~^^)

    2008.11.23 14: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키키

      소원 뭔지 가르쳐주면 안 이루어진다는 설도 모르세용? ㅋㅋㅋㅋㅋ 절대 못 가르쳐드립니다요. ㅋㅋㅋㅋ
      아. 눈 온 사진. 한장 찍긴 했는데. 아직 못 봤어요. 보고 볼만하면 올릴게요. ㅋ

      2008.11.25 01:04 신고 [ ADDR : EDIT/ DEL ]

글이 담긴 풍경2007.09.22 14:20

연이는 그 말이,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그 사랑한다는 말이 입속에서 맴돌기만 했다.
내뱉으면 그만인 것을 그것이 왜 그렇게 힘이 들던지... 가슴 속에서 정말 그 누군가
그녀의 모든 오감이 담긴 찢어지긴 쉬운 주머니를 바늘로 콕콕 찌르듯이 아려왔다.
그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눈물이 맺히면서 가슴이 아려왔다. '가슴이 아프다' 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 아픔이 온 몸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랑해, 많이 사랑해." 수화기 넘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아픔을 참으며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막으려고 애써 눈을 깜빡거리며 대답했다.
"사랑한다는 말이 그렇게 힘들어? 왜 먼저 안해주는데~ 한번 해주면 좀 좋아?"
그가 웃으면서 핀잔을 준다.
연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촛점없이 먼곳을 응시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너무 말하고 싶어. 너무 말하고 싶어서 정말 미치겠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
자꾸 누가 찔러, 내 가슴을. 너무 아파서 말을 못하겠어...'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가슴속의 그 주머니에 구멍이 났나보다.
한방울씩
한방울씩
계속 흐른다.


-소설 '잊혀진 비밀' 중에서-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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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슴 속의 그 주머니에 구멍이 났나 보다.'
    그리고 한방울씩...
    ...
    아파요. 아팠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프지 않아요.
    잊은 10월의 제 기억이에요. 그렇게 제 어린시절이 사라졌다죠.

    2007.09.25 00: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글이 담긴 풍경2007.06.08 18:07

일교차가 심한 5월, 밤바람이 꽤 서늘하다. 이상하게 손이 차갑다.
손에서 식은 땀이 나면서 손가락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이 느껴진다.
"왜 이렇게 손이 차가워?" 그가 속상한 듯 그녀의 손을 꼭 움켜잡는다.
연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리 없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다.
따뜻한 그의 기온이 느껴진다. 이 상황이 아직도 많이 어색하기만 하지만 마음만은
어느새 익숙해져가고 있는가보다.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의 전율이 마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을 보면. 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참 예쁘다. 참 부드럽고 예쁘다.
순간 다른 그 어떤 생각도 떠오르질 않는다. 급격한 감정변화로 인해 들었던 자괴감,
시작부터가 어쩌면 잘못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아무런 근거없는 생각들이 며칠 그녀를
괴롭혔다. 굳게 닫힌 마음에 그 누구도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미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자신을 바라보며 연이는 당황했다.
자신이 없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이미 끝이 보인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하지만 이 순간, 그의 손안에 꼭 들어간 자신의 차가운 손이 서서히 따뜻해짐을 느끼며
연이의 마음도 그렇게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따뜻해졌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방긋 웃어본다. 그리곤 손에 힘을 준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더하듯이, 스스로에게 시작임을 강조하듯이, 힘껏 그의 손을 잡았다.


-------------------- '잊혀진 비밀' 중에서



Posted by 키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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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손도 잡아주세요.
    아웅... 피곤이 쌓이고 있어요.

    2007.06.10 0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07.06.10 20:36 [ ADDR : EDIT/ DEL : REPLY ]
    • '블루오션전략' -_-;;
      이 구절이 맘에 와닿았다기 보다는 그냥 써본거죠.
      제목 당근 못 들어보셨을거에요. 아직 출판도 안된걸요? ㅋㅋㅋㅋ

      2007.06.11 17:0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