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담긴 풍경 24

결국엔 과정

마음이 무겁거나 힘이 들 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그것들은 굉장한 에너지를 머금고 꿈틀거린다. 마치 그 무거움을 깨트리고 싶은 힘을 모으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곤 한다. 결국엔 그렇게 떠나보내고 2주가 흘렀다. 겉으로 보기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하루하루 시간은 흐르고 나 역시 그 속에서 규칙적으로 숨 쉬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가끔 참아볼 때도 있지만. 다 부질 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곤 원래 페이스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다가도 마음 속에서 돌맹이가 쿵 하고 떨어진다. 어떨 땐 작은 돌맹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떨 땐 큰 바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아픈 강도는 같다. 똑같이 아프다. 무게가 분명 다른데 쿵 하고 떨어질 땐 말이다.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흐르는 삶

저 곳은 너와 내가 앉을 자리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바쁜 일상 속 꿀같은 휴식을 만끽하며 나누고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가끔은 하늘 우러러 푸르름을 감상하며 그리고 삶을 흘러 보낼 준비를 하는 자리. 흐르는 삶의 토막 속에서 발견하는 인생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기적같이 펼쳐지고 있음에 머무는 것도 잠시일 뿐 흐르고 흘러야 사는 것이지요. 저 곳은 너와 내가 앉을 자리 그리고 곧 떠날 그런 자리.

물 흐르듯이

아주 큰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나누기엔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물처럼 살아보려 합니다. 조금은 인생의 흐름에 자연스레 몸을 맡겨보려 합니다.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구지 내가 찾아서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물이 흘러 흘러 결국 도착할 곳은 넓은 바다였습니다. 나 역시 돌고 돌아 반복되는 방황 속에서 한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많이 익숙한 곳이었습니다. 많이 낯익은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흘러 도착한 곳은 이미 가슴 속에 있던 곳이었습니다. 난 날 기다리고 있는 내 마음과 만났습니다. 물 흐르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시 만났습니다. 글.사진. 키키

빈자리

'있을 땐 잘 몰라. 사람이란 동물이 원래 그래. 가까이 있을 때 모르고 항상 옆에 있을 땐 몰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소중한지... 떠나고 나면 알게 돼.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이미 가버리고 난 후, 내 스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니. 네가 닦아줘야지 위로가 되는거지. 맘 놓고 울 수 있을 때는 몰랐어. 지금은 참고 또 참아. 너의 빈자리가 눈물로 차 버릴까봐 그래서 너의 빈자리마저 없어질까봐 참고 또 참는거야...' 연이가 속으로 외치는 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에게 들릴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연이는 이를 악물고 그를 쳐다보았다. 둘은 한동안 그렇게 서로 다른 눈을 하고선 서로의 눈을 응시하였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

앵무새

햇볕이 따갑던 어느 초여름 날... 엄마는 꽃을 심고 난 물을 줬다. 흙도 듬뿍 담아주고 물까지 듬뿍 줘서 더 못 날아가게 만들었다. 앵무새는 어쩜 날고 싶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런데 내 눈은 즐겁다. 귀여워서 미소 짓게 된다. 며칠 전 이 녀석들이 태풍의 힘을 빌어 날기를 시도했다는 사실. -_-; 한넘은 한 1미터 정도 날기에 성공한 것 같았고 다른 한 넘은 많이 못 날고 바로 옆에 픽 쓰러져 있었다. 이 녀석들 날개도 있으면서 의자보다 못 난다. 우리집 테라스 의자는 4미터 정도나 날고선 뒤집혀져 있었는데 말이다. 담엔 좀 더 잘 해봐. 잊고 있었지, 니네.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가을아...

빼꼼히 쳐다봅니다. 사르르 사르르 분명 소리가 들렸거든요. 누구지? 벌써? 가을아... 혹시 너니? 언제 왔니? 언제부터 그렇게 바람이랑 함께 놀고 있었어? 드높고 푸른 하늘 아래 상쾌하고 차가운 아침 공기가 콧속을 간지럽히네요. 엣취! 정말 가을이 왔나 봅니다. 09.02. 키키 씀. #귀여운 몽실이 사진을 보면서 쓰다보니 동시가 되어버렸어요. ^^#

조용한 하루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네요. 안부도 못 물어본 체 그렇게 지나가네요. 내 맘이 너무 씨끄러워서 아무 말 할 수가 없는데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도 이젠 모르겠어요. 모질게 내뱉었던 그 한마디만 자꾸 생각이 나요. 이젠 정말 당신을 놓아줄 때가 왔나봐요. 내가 한 때 정말 사랑했던 사람 그 사람이 당신이었기에 난 지금 더 아픈가봐요. 잊혀지지가 않아서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도 당신에게 못가는 그런 내 자신을 이젠 모르겠어요. 오늘도 바보같이 또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아무 말도 못한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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