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독일이야기

첫 눈이 내리면

키키 ^^v 2012. 12. 7. 17:35



어제 첫 눈이 내렸다.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갔었는데 살짝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함박눈으로 변해서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내려서 결국 밥만 먹고 헤어졌다. 그래도 첫 눈 오는 날,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내 발자국을 남기고 분명 춥지만 알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첫눈은 내게 항상 그런 가슴 설레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느낄 수가 있어서 참 좋았다. 추운 겨울은 정말인지 싫지만 첫눈은 참 좋다. ^^

신랑과도 첫눈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첫 눈 오던 명동에서 우리는 두번째 만남을 가졌었다. 그 땐 몰랐다. 당사자인 우리만 몰랐을 뿐, 우리의 역사는 그 때 첫눈과 함께 시작되었다. ^^;;
(언제 한번 역사적인 그 날에 대해서 글을 올려야겠군. ^^;;)
그래서일까. 왠지 가슴 설레는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첫눈하면 우리 독일집 풍경도 많이 생각난다. 집 앞의 눈을 치워야 하기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얄밉게 쳐다볼 때도 있었지만. 눈 오고 난 후 몽실이랑 동네 한바퀴 돌 땐 어쩌다가 한번씩 빵 터질 때가 있다. 발이 시려운지 한발은 묻은 눈을 털어내느라 바쁘고 세 발로 껑충거리며 뛰는 우스꽝스러운 그 모습은 생각만 해도 웃긴다. 짜식. 보고 싶다.
독일은 눈이 와도 금방금방 재설차들이 와서 치우고 길도 사람들이 부지런히 다 치우고 해서 아무리 시골이라도 다니기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한국은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외출하기가 살짝 겁날 정도인 것 같다. 어제도 저녁에 나갔다가 몇번이나 미끄러질뻔 했다.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독일은 대부분 다 주택가니까 자기집 앞은 다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니 길이 덜 미끄러울 수 밖에 없을 지도. 그리고 독일은 눈이 자주 오는 편이라 겨울 타이어 교체는 필수이다. 법으로도 그렇게 정해져 있어서 사고났을 때 겨울 타이어가 아니면 보험적용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어제와 같이 눈이 한번 갑자기 내렸다고 해서 여기저기서 사고가 나고, 차가 엄청 밀리고, 버스가 안 오고, 싸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고. 독일에서는 그런 기억이 별로 없다. -_-;;
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거 맞긴 맞구나.

여튼 2012년 12월 6일. 첫눈 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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