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생각

바람 부는 곳

키키 ^^v 2010. 7. 7. 07:30



그렇게 바람은 분다. 불타는 듯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것 같지만 시원한 바람이 아니기에 더욱더 짜증이 몰려온다. 꼭 원치 않는 모래바람을 들이킨 듯 숨이 막혔다. 모든 것은 머리 속에서 만들어질 뿐, 사실은 참으로 화창하고 푸르른 여름날이었다. 내가 보는 것이, 내가 느끼는 것이 현실과 다르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현실과 망상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지. 내가 가는 길이 현실에서 벗어난다면 난 현실을 살고 있는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단지 남들이 말하는 현실과 나의 현실이 조금은 차이가 날 뿐. 
그래서 바람이 부는 데로 가고 싶은 것이다. 어차피 내가 정하는 것이니까. 시원한 바람 앞에 맞서서 두 팔을 벌려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등을 떠미는 바람에게 나의 다음 정착지를 맡기고 싶은 거다. 그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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