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스토리/이것저것 후기

예민함이라는 무기 [책소개]

키키 ^^v 2025. 1. 20. 21:18


우리 아파트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고 싶은 마음은 늘 굴뚝같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그 마음을 실천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회사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끝나 아윤이를 기다리며 도서관에 들러 읽을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책장을 둘러보던 중 내 손에 잡힌 한 권의 책. 책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비록 육아서적은 아니었지만, 예민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왠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의도치 않게 또다시 육아로 연결되는 나 자신이 웃겼다. 결국 이 책을 집어 들었고, 단 이틀 만에 다 읽어버렸다.

책은 독일 심리학자 롤프 젤린이 쓴 작품이었다. 어두워진 차 안에서 핸드폰 플래시를 비춰가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계속 읽게 될 만큼 몰입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너무 재미있었다. 책의 흐름은 어렵지 않았고, 아마도 독일 사람이 쓴 덕분인지 그의 생각과 논리 전개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어쩌면 흔한 주제일 수도 있는 내용을 정리된 글로 읽다 보니 새롭게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심리학적으로 이 세상 인구의 약 20%가 ‘예민한 사람들’에 속한다는 이야기였다.
놀랍게도 적지 않은 비율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20%라는 수치는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인데,
내가 가진 예민함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묘한 안도감도 들었다.

특히 예민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예민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나 역시 예민한 부모로서 무심코 저지를 수 있는 수많은
실수들이 떠오르며 반성도 되고, 또 공감도 됐다. 심리학적 접근으로 제시된 내용들 덕분에 육아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은 예민함을 결점이 아닌 재능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예민함이란 섬세한 감각과 탁월한 관찰력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창의성과 공감 능력으로 발현될 수 있는 훌륭한 자질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모든 내용이 나와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민함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
그 중 나에게 맞는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나의 예민함을 강점으로 전환해 더 넓은 세상과 풍요로운 내면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싫지 않다는 사실도 어쩌면 이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예민한 성향이 지금의 일을 때려치지 않고 아직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ㅋ


사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충분히 흥미로웠다. 나와 비슷한 예민함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아니면 예민한 성향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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