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5

결국엔 과정

마음이 무겁거나 힘이 들 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그것들은 굉장한 에너지를 머금고 꿈틀거린다. 마치 그 무거움을 깨트리고 싶은 힘을 모으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곤 한다. 결국엔 그렇게 떠나보내고 2주가 흘렀다. 겉으로 보기엔 변한 것이 별로 없다. 하루하루 시간은 흐르고 나 역시 그 속에서 규칙적으로 숨 쉬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가끔 참아볼 때도 있지만. 다 부질 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곤 원래 페이스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다가도 마음 속에서 돌맹이가 쿵 하고 떨어진다. 어떨 땐 작은 돌맹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떨 땐 큰 바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아픈 강도는 같다. 똑같이 아프다. 무게가 분명 다른데 쿵 하고 떨어질 땐 말이다.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지금 난 어디쯤...

모두가 다 힘든 길이라고 한다. 왜 편한 길을 놔두고 구지 그리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냐고 한다. 첨엔 만만하게 보였다. 다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만만치가 않다. 의지의 문제인건지 의리의 문제인건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지럽다.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인생은 내가 선택하기도 전에 이미 내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런 것은 상관 없다. 돌아갈 수는 있다. 계속 갈 수도 있다. 난 내 인생을 자로 재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저울질하며 살고 있다. 갈팡질팡 하고 있어서 난 늘 그자리에 머무는가보다.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으니까.

사랑도 타이밍이다.

연애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서로 사랑에 빠지고. 각자 사연은 하나쯤 꼭 가슴에 품고 살면서. 서로 이해하면서 사랑하면서 난관을 이겨나가며 해피앤드로 끝나는 게 대부분인데... 중간에 어느 한 쪽에서 한번씩 흔들려주는 센스도 잊지 않는 긴장감을 더해주면서 말이다. 잘 살펴보면 말이다. 제일 중요한건 역시 타이밍이란 것을 알게 된다. 가장 외로울 때... 가장 그 누군가가 필요할 때... 가장 방심하고 있을 때... 가장 맘을 비우고 포기하고 있을 때... 뜬끔없이 찾아오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설사 맘이 가는 상대방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사람맘을 알 길이 없다. 친해지려고 많은 노력도 하고 또 어느 정도 친해지고 그 사람의..

키키생각 20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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