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생각 44

내가 느낀 봄

봄햇볕이 따가울 만큼 강렬했다. 독일사람들은 유난히 밖에 앉는 것을 좋아해 내리쬐는 햇볕아래 얼굴을 맘껏 들이대며 수다를 떤다. 난 얼굴이 따가워서 싫은데 말이다. 밖에 앉아 있는 건 좋아하지만 제발 그늘 아래였음 좋겠다. 노천카페가 참 많다. 독일엔. 버거킹, 케이에프씨에도 야외에 탁자와 의자가 놓여져 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부쩍 많이 보이고, 썰렁했던 거리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어두워야 하는 시간에도 해는 아직 떨어지지 않고, 건조한 손에는 땀이 찬다. 저녁에 밖으로 나갈 때 기대도 하지 않았던 적당한 기온 때문에 몸도 풀리고, 썬글라스를 끼고 돌아다녀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매해 보이는 길거리의 수선화도 며칠전 겨우 새싹이 나는 듯 싶더니 어느새 꽃을 피우고, 새파란 하늘색마저 따뜻해 보인다..

키키생각 2009.04.03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갑자기 전해 들은 이별통보에 나의 반응은... '없음'이었다. '이유가 물론 있겠지... 힘든 결정이었겠구나...' 이런 많은 생각들은 한 순간 지나쳤지만, 난 언젠가는 올 이별이 생각보다 빨리 왔음에 조금 놀랐을 뿐...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눈물을 흘리는 다른 사람을 보면서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이 어쩜 이렇게 다를까 싶어 내 자신이 정말 너무 차갑고 정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며칠째 내 머리속을 맴도는 단어... 이별... 난 참 많은 이별을 하면서 살아왔다. 주위 환경 특정상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릴때부터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쓴답시고 끄적댄 글들을 보면 나름 감수성이 참 예민했던 것도 같은 난, 어느새 이별이란 것은 생존하기 위해선 익..

키키생각 2009.01.13

삶의 무게

생각할 수 있기에 따르는 즐거움과 그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글은 나에게 참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난 수시로 메모를 하고 글을 끄적일 때가 잦은 편이다. 중고등학교 다닐 땐 장편의 일기를 매일 매일 썼던 것을 보면, 글은 내게 분명 없어서는 안 될 오래된 벗과도 같다. 그 땐 무슨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았는지... 요즘은 글의 길이가 굉장히 짧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갑자기 머리 속을 스치는 글귀나 문장들... 메모해두지 않으면 꼭 나중에 생각이 전혀 안나거나 아님 얼추 비슷한 단어들의 나열로 인해 그 멋스러움이 덜해 질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기에 꼭 메모를 해야한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글귀가 떠올랐을 땐 난 아주 넓은 모래벌판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찾은 것만큼 기쁘다. 물..

키키생각 2008.12.19

라벤더

식물과 친하지 않은 나로썬 꽃이름은 물론 나무이름이나 그것들의 생김새나 특징을 잘 알 리가 없다. 여자면 당연히 꽃을 좋아하리라고 많은 남성분들이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난 꽃무늬는 참으로 좋아하지만 금방 시들어 버리는 진짜 꽃에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라벤더라는 꽃도 몇년 전 우연히 과외하는 집 아주머니 덕분에 알게 되었다. 말린 라벤더 꽃 한아름을 이쁘게 묶어서 나한테 건네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방에 꽃병에 꽂아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나고 향도 좋고 그리고 라벤더 향이 두통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정신도 맑게 해주고. 선생님방에 꽂아두세요."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꽃선물을 받게 된 나는 별 기대를 않고 라벤더의 향을 들이켰다. 그 순간. 과일향 같기도 한 상큼하고 약간은 달콤한 향이 내 코끝을 ..

키키생각 2008.11.28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그렇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기가 더 쉽겠지만 우연이 자꾸 쌓이다 보면 그것도 생활 속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 돌이켜 보면 그렇다. 내가 간절히 원했던 것, 소망했던 것. 결국은 이루어지더라는 것이다. 다소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질 때의 기쁨은 참으로 신기하고 묘하다. 너무 감사하다. 이런 것도 신앙 고백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는 나의 작은 바램도 다 듣고 계신 것 같다. 정말 별 거 아닐 수도 있는 것, 어쩜 너무 사소한 일일 수도 있고. 지금도 간절히 원하는 것이 하나 있긴 있다. 이왕이면 1년 안에 이루어졌음 한다. 또 타이밍이 안 맞아서 영영 내 생활 속의 일부분이 될 수 없는 운명같은 일이 일어날지..

키키생각 2008.09.03

흘러가는 것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글... 오래된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그 노래에 푹 빠지며 공상에 잠기듯 멍하니 머리속에서 어지럽게 떠돌아 다니는 것들을 한 곳으로 모아 꿀꺽 삼켜버리고 싶은 것처럼 잊혀지길 원한다면 글이 쓰고 싶어 지지 않아야 할 텐데 글이 쓰고 싶은거다. 남기고 싶은 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곱씹고 곱씹으며 혼자 되뇌인다. 자꾸만 반복한다. 살아간다는 것이 그런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데로 되는 것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없을 때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 상황에서 난 내가 살아서 도망갈 구멍을 찾으면서 혼자서 여러가지 미래에 대한 추측과 결국은 걱정으로 밖에 연결되지 않는 그런 생각들을 쓰잘데없이 하고 있다. 내가 서 있은 이 곳이 나의 바닥이 아니라면... 그것을 미리 알 수..

키키생각 2008.05.08

내려놓음

내려놓음... 무언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내 손을 떠나는 것, 즉 내 수중 안에 있지 않다라는 뜻이다. 나와 실질적인 관계를 끊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요즘 읽은 신앙서적의 제목도 내려놓음이다. 하나님 앞에서의 내려놓음은 정말로 힘들고 또 헷깔리는 일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걱정 근심을 그 분께 맡기라고 하신다. 온전히 그 분의 인도하심을 따르라고 하신다. 온전히... 따른다... 내 생각이 조금이라도 개입되지 않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되어야만 한다면 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일까?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 때, 어떤 사람과 연락을 취하여야 할 때, 나의 행동이 제시되어야 할 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한다면 제일 처음으로 할 수 있는 ..

키키생각 2008.04.14

가장 소중한 것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두곤 한다. 거창하게 명예, 권력 이런것들을 운운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건 우리 삶 속에 있는 아주 소소한 것들이다. 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들이다. 예를 들어, 가족, 친구, 취미생활 등등. 살다보면 그 우선 순위가 때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잘못됬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착각할 때가 굉장히 많다. 항상 있는 것보다 가끔씩이나 아니면 아주 뜸하게 찾아오는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항상 있는 것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기다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항상 옆에 있는 것은 이해도 할 수 있고 기다려줄 수도 있다. 이것이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

키키생각 2008.01.14

2007년의 끝자락에서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조용할 날이 없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올 초부터 사람 혼을 쏙 빼놓는 일로 시작해서 마무리 하는 이 시점까지 정말 초긴장 상태 계속 유지시켜 주시고... 끝까지 아주 긴장을 놓지 않게 한다. 이렇게 좀 유별났던 2007년도 막을 내린다. 어떻게 생각하면 흐지부지 지났던 다른 해와는 너무 달라서 삶이 매우 다이나믹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사람이 좀 많이 지치고 불안한 상태에 자주 처하다 보니 흠... 뭐랄까... 약간은 무감각 해진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해서 무감각한 2007년, 머 이런건 또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속에서 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다. 한층 성숙할 수 있었던 한 해라고나 할까. 아직 터무니 없이 많이 부족한 인간 최숙경이지만. 어쩜 살..

키키생각 2007.12.31

사랑도 타이밍이다.

연애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서로 사랑에 빠지고. 각자 사연은 하나쯤 꼭 가슴에 품고 살면서. 서로 이해하면서 사랑하면서 난관을 이겨나가며 해피앤드로 끝나는 게 대부분인데... 중간에 어느 한 쪽에서 한번씩 흔들려주는 센스도 잊지 않는 긴장감을 더해주면서 말이다. 잘 살펴보면 말이다. 제일 중요한건 역시 타이밍이란 것을 알게 된다. 가장 외로울 때... 가장 그 누군가가 필요할 때... 가장 방심하고 있을 때... 가장 맘을 비우고 포기하고 있을 때... 뜬끔없이 찾아오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설사 맘이 가는 상대방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사람맘을 알 길이 없다. 친해지려고 많은 노력도 하고 또 어느 정도 친해지고 그 사람의..

키키생각 20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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